시련 - 아서 밀러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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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밀러 『시련』 — 광기의 시대, 양심의 불꽃 작품 요약아서 밀러의 희곡 '시련(The Crucible)'은 1692년 미국 식민지 세일럼에서 벌어진 실제 마녀재판 사건을 바탕으로 집필된 작품이다. 극단적 종교 사회에서 개인의 욕망, 거짓, 집단 히스테리가 어떻게 얽히며 사람들의 삶을 파괴해 가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야기는 소녀 애비게일 윌리엄스가 다른 소녀들과 함께 숲속에서 춤을 추며 금기된 의식을 벌이다 발각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 의식을 지켜본 목사 패리스는 사탄의 흔적이라며 충격을 받지만, 애비게일은 이를 모면하기 위해 “마녀의 힘에 지배당했다”고 고백한다. 그녀의 거짓말은 무서운 속도로 번지며, 마을 전체가 광기 어린 의심의 불길에 휩싸이게 된다.   애비게일은 과거 자신이 섬기던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어니스트 헤밍웨이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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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총성과 사랑, 인간의 존엄을 묻다 작품 요약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1937년, 미국 출신의 젊은 대학 강사 로버트 조던은 국제여단 소속으로 반파시스트 활동에 투입된다. 그의 임무는 정규군의 공세에 앞서 적 후방의 다리를 폭파하는 것. 작전의 성공 여부는 수많은 사람의 생사와 직결되며, 조던은 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산속의 게릴라들과 협력하게 된다.   산속에는 반파시스트 게릴라 부대가 은거하고 있다. 이들을 이끄는 인물은 겉으로는 협조적인 듯 보이지만, 내심 회의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조던은 그들 속에서 ‘필라르’라는 강인한 여성과 마주하고, 그녀를 통해 이 작전에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를지를 점차 깨닫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마리아’를 만난다. 마리아는 과..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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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죄는 이성으로 합리화되지만, 벌은 인간의 심연에서 온다 작품 요약19세기 중반 러시아 제국의 수도 페테르부르크. 날이 밝아도 도시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 있다. 그 속을 걷는 한 청년, 로쟈 라스콜니코프. 그는 법학과를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채 쓸쓸한 다락방에 틀어박혀 있다. 세상의 불의와 자기 존재의 무력함에 괴로워하며, 가난에 짓눌린 현실 속에서 점점 인간과 삶에 대한 경멸을 키워간다.   그의 머릿속엔 하나의 이론이 자리 잡는다. “비범한 인간은 도덕을 초월할 권리가 있다.” 나폴레옹 같은 인물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몇 명의 희생을 감수했다면, 자신도 ‘쓸모없는 인간’ 하나쯤 제거해도 되지 않느냐는 논리다. 그렇게 그는 전당포 노파 알료나 이바노브나를 ‘실험’ 대상으로 삼..
빌헬름 텔 - 프리드리히 실러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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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화살, 자유를 꿰뚫다 — 『빌헬름 텔』 리뷰작품 요약14세기, 스위스는 신성로마제국 합스부르크 가문의 통치를 받으며 억압 속에 신음하고 있었다. 자유를 빼앗긴 민중은 침묵으로 순응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불씨처럼 반발심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이야기의 무대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함께 시작된다. 빌헬름 텔은 유명한 사냥꾼이자 활쏘기의 명수로, 가족과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폭정은 그 평화를 흔든다. 게슬러라는 총독은 알트도르프 광장에 황제의 모자를 세우고, 그 앞에서 모든 시민에게 절을 강요한다. 이는 단순한 의식이 아닌, 인간 존엄을 짓밟는 상징적 권위였다. 텔은 그 명령을 따르지 않고 지나친다.     이에 분노한 게슬러는 텔을 체포하고, 그 아들 발터까지 끌어들인다..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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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 총성이 꺼진 후에도 남겨지는 것들작품 요약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1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전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상실, 전쟁과 회의의 이야기다. 주인공 프레더릭 헨리 중위는 미국인으로, 이탈리아 육군의 구급차 부대에 자원입대한 인물이다. 그는 전쟁의 이상이나 명분보다는 현실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병사들의 피와 죽음을 매일 마주하는 생활을 한다.  전투 중 헨리는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후송된다. 그곳에서 그는 영국인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를 처음 만나고, 두 사람 사이에는 서서히 사랑이 피어난다. 하지만 캐서린은 약혼자를 전쟁으로 잃은 아픔을 지닌 여인. 그녀는 헨리에게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듯 뜨겁고도 애틋한 감정을 쏟아낸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한국문학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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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 그리움이 피어나는 길 위에서 작품 요약강원도 봉평, 대화, 그리고 메밀꽃 핀 시골길. '메밀꽃 필 무렵'은 장터를 떠돌며 생계를 이어가는 장돌뱅이 허생원의 하루를 따라가며, 그가 지난 시절의 한 순간을 되짚는 여정을 그린다. 이야기는 대화 장날이 끝난 저녁, 허생원이 동료 조선달과 막걸리잔을 기울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장이 끝난 뒤 노상 술판이 벌어지고, 이때 젊은 장돌뱅이 동이가 새로 일행에 합류한다. 젊고 과묵한 동이는 허생원의 눈에 어딘가 낯익고, 그와 함께 길을 나선다.  밤길을 걷는 동안, 허생원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한다. 봉평 장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한 젊은 여인, 그리고 하룻밤의 만남. 그는 이름도 모르는 그 여인을 잊지 못했고,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도 그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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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세련된 파리의 외로움 속, 사랑이라는 감정의 진폭작품 요약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고요하고 감각적인 문장 속에 흔들리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심리소설이다. 무대는 1950년대 파리. 주인공 ‘폴’은 서른아홉 살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겉보기엔 안정된 커리어와 삶을 살아가지만 내면은 텅 비어 있다. 그녀는 십 년 가까이 유부남인 ‘로제’와 연애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관계는 더 이상 설렘이나 기대를 주지 못한다. 로제는 결코 아내를 떠나지 않으며, 폴은 매번 그의 배려 없는 언행에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어느 날, 폴은 로제의 친구의 아들인 ‘시몽’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는 젊고 자유로우며, 자기 감정에 충실한 인물이다. 폴보다 무려 14살이나 ..
금오신화 이생규장전 - 김시습 [한국문학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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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사랑의 약속 – 《금오신화: 이생규장전》작품 요약'이생규장전'은 조선 전기의 문인 김시습이 지은 '금오신화'에 수록된 단편 소설로, 우리 고전문학에서 가장 아름답고 기이한 사랑 이야기로 손꼽힌다. 작품은 이승과 저승,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사랑의 집념을 섬세하고 몽환적으로 그려낸다. 이야기의 주인공 이생은 경주에 사는 젊은 선비다. 글 공부에 몰두하며 조용히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친구 집에 머무르던 중, 담장 너머로 우아한 자태를 지닌 여인을 목격한다. 그녀는 진주 목사의 딸인 최씨 부인. 서로의 눈빛에서 운명을 감지한 두 사람은 곧 연인 사이가 되고, 최 부인의 집에서 비밀스럽게 정을 나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 부인의 부친이 이들의 관계를 눈치..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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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 예술에 모든 것을 건 한 남자의 불편한 순수함작품 요약서머싯 몸의 소설 '달과 6펜스'는 증권 브로커로 살던 한 남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화가가 되어 타히티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예술과 광기 사이를 질주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실제 화가 폴 고갱의 삶을 모티프로 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찰스 스트릭랜드다. 런던에서 중산층 가장으로 살아가던 스트릭랜드는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집을 떠난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 하나 때문이다. 가족도, 안정된 생활도, 사회적 명성도 모두 버린 그는 파리의 다락방에서 궁핍한 삶을 시작한다.   파리에서 그는 인간다운 생활은 포기한 채, 그림만을 향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주위 사람들은 그의 집착과 냉혹함에 경악하지만..
유리알 유희 - 헤르만 헤세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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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마지막 유토피아 — 『유리알 유희』작품 요약: 이상과 현실 사이, 한 인간의 내면 여정'유리알 유희'는 헤르만 헤세가 평생 동안 천착해온 정신적 이상과 인간 실존의 문제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배경은 23세기쯤의 미래, 독립적인 지식 공동체 ‘카스탈리엔’. 이곳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철학, 음악, 수학 등의 정신적 학문만을 갈고닦는 이른바 ‘엘리트 지성 사회’다. 이곳의 중심에는 '유리알 유희'라는 상징적 놀이가 존재하는데, 이는 언어와 수, 소리, 이미지 등 다양한 학문을 조합해 하나의 종합적 예술을 창조하는 행위이다. 주인공 요제프 크네히트는 어린 시절부터 비범한 자질을 보이며 카스탈리엔의 엘리트 교육을 받는다. 그는 끊임없는 자기 수련과 사유를 통해 ‘유희의 총마이스터’라는 최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