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 현진건 [한국문학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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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에 담긴 침묵의 저항 – 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작품 요약현진건의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는 제목만 보면 가벼운 풍자극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주제는 꽤나 묵직하다. 작품은 일제강점기의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무너져가는 한 지식인의 비극을 그린다. 이야기는 ‘나’가 친구 윤 선생을 오랜만에 만나며 시작된다. 장소는 다름 아닌 술집이다. 윤 선생은 과거 진보적이고 이상주의적인 교육자였다. 그러나 오늘 그가 앉아 있는 모습은 어딘지 피곤하고 허탈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나’는 말을 건네고, 대화의 물꼬를 트려 하지만 윤 선생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계속해서 술만 마신다.  이 침묵은 단순히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의 침묵은 무언의 항변이며, 내..
크리스마스 선물 - 오 헨리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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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요약미국 뉴욕의 어느 작은 아파트,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추운 겨울. 젊은 부부 델라와 짐은 가난하지만 서로를 깊이 사랑하며 살아간다. 델라는 하루 종일 절약하고 모은 돈을 세어보지만, 고작 1달러 87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이 돈으로는 남편 짐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 수 없다. 델라는 눈물지으며 거울 앞에 앉는다. 그녀가 가진 유일한 자산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아름다운 갈색 머리카락뿐이다.   결심을 굳힌 델라는 거리로 나가 ‘마담 소비니’의 미용실로 들어가 머리카락을 판다. 20달러를 받은 델라는 도시를 헤매며 짐에게 줄 선물을 찾는다. 그녀가 고른 것은 백금으로 된 얇고 세련된 시곗줄. 짐의 낡은 금시계에 딱 맞는 줄이었다. 델라는 이 선물이 짐의 손목에 걸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해진다..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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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작품 요약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쿠바 해안 마을에 사는 노어부 산티아고의 고독한 사투를 그린 소설이다. 84일 동안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 그는 ‘운 없는 노인’이라는 오명을 쓴다. 어린 소년 마놀린은 그를 따르지만, 부모의 뜻에 따라 다른 배로 옮겨간다. 그럼에도 소년은 매일같이 노인을 돌보며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85일째 되는 날, 산티아고는 여느 때처럼 새벽 일찍 조각배를 타고 멀리 바다로 나간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직감을 믿고 바다의 흐름과 물고기의 징후를 읽어낸다. 결국 깊은 바다에서 그는 거대한 청새치를 낚는다. 물고기는 너무 커 배 위로 올릴 수 없었고, 낚싯줄을 양손으로 감은 채 무려 3일 밤낮을 배 위에서 물고기와 맞선다.  ..
B사감과 러브레터 - 현진건 [한국문학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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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요약: 사랑을 통제하려 한 여자, 통제할 수 없었던 마음 현진건의 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는 1930년대 여성 기숙사를 배경으로 한 심리극이자 풍자극이다. 주인공 B사감은 ‘사감’이라는 직책답게 기숙사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그 방식은 지나치게 엄격하고, 감정까지 통제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특히 학생들의 ‘연애’를 용납하지 않으며, 몰래 주고받는 러브레터에 대해선 예민하게 반응한다. 작품은 기숙사 학생들이 은밀하게 주고받는 연애 편지 한 통이 발단이 되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B사감은 우연히 방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한 통의 러브레터를 발견하게 되고, 그 즉시 회의적인 시선을 품으며 학생들에 대한 감시를 시작한다.   B사감은 편지의 필체와 표현을 분석하면서 ..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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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요약, 주제, 감상평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세요.https://about-review.tistory.com/23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1호밀밭의 파수꾼 – 청춘의 방황, 그리고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 작품 요약'호밀밭의 파수꾼'은 1951년 출간된 J.D. 샐린저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의 3일간의 도피about-review.tistory.com 주요 문장'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내면 독백으로 가득한 소설인 만큼, 인생의 벼랑 끝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담은 문장들이 많이 있다. “누군가와 정말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걸 듣지 않아요.” → 이 문장은 홀든의 외로움을 가장 잘 드러내는 대..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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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 청춘의 방황, 그리고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작품 요약'호밀밭의 파수꾼'은 1951년 출간된 J.D. 샐린저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의 3일간의 도피와 방황을 따라가며 그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색한다. 소설은 홀든이 정신요양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명문 사립학교 ‘펜시’를 퇴학당한 직후,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기숙사를 떠난다. 친구도, 애정도 없이 살아가는 그는 학교와 사회, 어른들에 대해 끊임없는 불신을 드러낸다.  홀든은 뉴욕으로 향하지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호텔과 거리, 바와 박물관을 전전한다. 사람들과의 대화는 대부분 피상적이며, 그는 외로움과 분노를 동시에 품은 채 그들과 거리를 둔다...
셜록 홈즈 주홍색 연구 - 아서 코난 도일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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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시작, 그 첫 번째 발자국 — 『주홍색 연구』작품 요약런던, 188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의관 존 H. 왓슨은 조용히 요양하며 새로운 삶을 모색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괴짜 화학자 셜록 홈즈와 하숙을 함께 하게 된다. 홈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연구와 실험에 몰두하며, 자신이 ‘자문 탐정’이라 소개한다. 왓슨은 그의 기묘한 지식과 괴상한 생활 방식에 경탄하면서도 반신반의한다.  어느 날, 그들은 런던 브릭스턴 로드의 으슥한 빈 집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의뢰받는다. 현장에 도착한 홈즈는 무표정한 시체, 방 안에 피로 쓰인 의문의 단어 "RACHE", 그리고 유리병 하나에 주목한다. 경찰은 현장에 남은 피가 피해자의 것이라 추정하지만, 홈즈는 정확히 정반대를 말한다 — 시체엔 ..
로미오와 줄리엣 - 셰익스피어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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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정원에서 피어난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작품 요약이탈리아의 고도(古都) 베로나에는 오랫동안 원한을 쌓아온 두 가문, 몬태규가와 캐퓰렛가가 살고 있다. 이들의 싸움은 도시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 정도로 격렬하며, 베로나 공작까지 나서서 자제를 요청할 정도다. 이 격렬한 갈등 속에서 몬태규 가문의 외동아들 로미오는 사랑에 대한 허망함에 빠져 방황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캐퓰렛 가문이 주최한 가장무도회에 몰래 참석한 로미오는 뜻밖에도 줄리엣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캐퓰렛 가문의 딸, 즉 로미오와는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적'의 자손이었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둘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뒤에도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줄리엣의 유모와 로렌스 수도사의 도움을 받아 둘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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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오해와 진심 사이를 걷는 섬세한 걸음작품 요약“첫인상이 전부는 아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이 진리를 문학적으로 가장 세련되게 증명해 보인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18세기 말 영국의 시골 마을로, 결혼을 통해 딸들의 장래를 보장하려는 베넷 부인과 그녀의 다섯 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다섯 딸 중에서도 특히 둘째 엘리자베스는 지적이고 당당한 성격으로, 당대 여성상과는 다른 독립적인 매력을 지녔다.  초반의 주요 사건은 인근에 빙리라는 부유한 청년이 이사 오면서 시작된다. 빙리는 곧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과 가까워지고, 이들을 따라온 친구 다아시는 첫인상부터 오만하게 군다. 그는 엘리자베스를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고 평가하며 무도회장에서 외면하는데, 이 장면은 엘리자베스..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한국문학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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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아이러니 – 현진건 「운수 좋은 날」작품 요약서울 종로 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인력거꾼 김 첨지의 단 하루를 따라간다. 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궂은 날이었다. 보통 같았으면 일이 뜸했겠지만, 이상하게도 아침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김 첨지는 속으로 생각한다. “오늘은 운수가 좋다.” 하지만 이 ‘운수’의 그림자엔 아픈 아내가 누워 있다. 병이 깊어져 거의 말을 잃은 그녀는, 전날 밤에 겨우 입을 열어 “오늘은 꼭 돈을 좀 벌어 오세요”라고 말한다. 김 첨지는 그 말이 가슴에 남은 채 새벽부터 인력거를 끌고 거리로 나선다.  첫 번째 손님은 약간 어눌한 청년이었다. 잠깐 돈벌이는 되었지만, 큰 수입은 아니다. 다음 손님은 급히 병원으로 가야 하는 젊은 여인이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