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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걸이 - 허영의 대가, 그리고 진실의 아이러니
작품 요약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목걸이'는, 한 여인의 작은 허영심이 어떻게 인생 전체를 바꾸는지 보여주는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다.
주인공 마틸드 루아젤은 평범한 하급 공무원의 아내다.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출신 계급이 낮다는 사실에 늘 불만을 품고 살아간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고급스러운 삶을 누릴 자격이 있었다고 믿는다. 벽지가 누렇게 바랜 집, 소박한 식탁, 평범한 남편 루아젤은 그녀에겐 감옥과도 같다. 마틸드는 상류층의 사교계,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꿈꾸며 현실을 견딘다.

어느 날, 남편이 기쁜 얼굴로 귀가한다. 교육부 장관 부부가 주최하는 무도회 초대장을 구해온 것이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기회였지만, 마틸드는 드레스가 없다며 눈물을 흘린다. 결국 남편은 모아둔 돈으로 드레스를 사주고, 장신구는 친구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부탁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린다.
무도회 날 밤, 마틸드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눈부신 아름다움을 뽐낸다. 수많은 이들이 그녀의 외모에 매혹되고, 마틸드는 마침내 자신이 꿈꿔온 세계에 발을 디딘 듯한 환상을 느낀다.

그러나 행복은 짧았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던 마틸드는 목걸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부부는 당황하며 길을 다시 돌아다니고, 마차며 무도회장을 샅샅이 뒤져보지만 목걸이는 보이지 않는다. 포레스티에 부인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한 채, 부부는 같은 디자인의 목걸이를 찾아 구입하기로 한다. 그것은 당시 금액으로 3만 6천 프랑, 그들로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큰돈이었다.
루아젤 부부는 전 재산을 처분하고, 부족한 금액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려 10년에 걸쳐 갚아나간다. 마틸드는 하녀를 두던 삶에서 거리 청소, 허드렛일까지 하며 살아간다. 그녀의 손은 거칠어지고, 피부는 빛을 잃고, 고된 삶 속에서 젊음은 빠르게 사라진다.

10년 후, 마틸드는 거리에서 우연히 포레스티에 부인을 다시 만난다. 여전히 우아한 모습의 포레스티에에게 마틸드는 자신이 겪은 고통과 목걸이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제야 친구는 놀란 얼굴로 말한다. “마틸드, 그 목걸이... 진짜가 아니었어. 고작 몇백 프랑짜리 가짜였다고.”
그렇게 마틸드의 인생은, 한순간의 허영과 오해로 인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 반전은 독자에게 깊은 충격을 남기며, 짧은 이야기 안에 담긴 인생의 아이러니를 여운처럼 남긴다.
교과서적 주제: 허영, 계급, 그리고 운명
'목걸이'는 허영이 불러온 비극을 통해 사회적 욕망과 자기기만이라는 주제를 날카롭게 조명한다. 마틸드의 욕망은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자신이 타고난 계급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진정한 행복보다는 사회적 인정을 추구했고, 그 대가는 혹독했다. 작품은 “진실을 감춘 삶이 때로는 진실보다 더 가혹하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또한 이 작품은 운명의 잔혹함과 인간의 무지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마틸드가 겪은 고통은 모두 잘못된 판단과 사회적 허영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진실은 늘 가까이에 있었지만, 그녀는 끝내 그 진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생각
이 작품을 다시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가짜 목걸이’보다 더 가짜였던 마틸드의 삶이다. 그녀는 사회적 시선과 환상 속의 ‘진짜’만을 좇았고, 결국 가장 소중한 것을 놓쳤다. 이 이야기를 지금의 사회에 빗대보면, SNS 속 과시와 비교 문화가 떠오른다. 화려한 겉모습을 위해 빚을 내고, 스스로를 소모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어쩌면 마틸드의 삶과 닮았다.
개인적으로는 마틸드가 자신의 인생을 소비하며 빚을 갚아가는 장면보다, 마지막에 포레스티에 부인을 만났을 때의 허무한 웃음이 더 슬프게 다가왔다. 진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사실은, 단순한 반전이 아니라 인간의 어리석음과 시간의 냉혹함을 동시에 상기시켜준다.
저자 소개: 기 드 모파상, 사실주의의 거장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은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단편소설의 대가다. 그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를 예리하게 묘사하며,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서사로 당대 프랑스 문학에 큰 족적을 남겼다. '목걸이'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불과 몇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독자의 뇌리에 깊이 남는 아이러니와 반전의 미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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