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소설은 공포와 신비를 통해 인간 내면의 그림자를 비춘다. 우리가 읽은 고전 중에도 그 정체성을 지닌 작품들이 있다.고딕소설고딕소설이라 하면 으스스한 성, 유령, 광기, 금기… 어쩌면 낭만주의와 가장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실은 고딕소설은 인간의 욕망, 죄책감, 억압된 감정을 드러내는 내면의 거울이다. 18세기 후반 유럽에서 시작된 이 장르는 중세풍 배경, 신비주의, 극단적 감정 표현을 주요 특징으로 삼으며, 단순한 호러 이상의 심리적 깊이를 갖춘 문학 장르로 자리 잡았다.『프랑켄슈타인』 – 과학과 창조의 윤리, 고딕적 상상력의 집약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고딕소설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인공 생명을 창조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괴물은 고딕적 공포 그 자체이자, 창조자에 대..

김시습의 『이생규장전』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사랑을 통해 인간 감정의 본질과 불교적 사후 세계관을 탐구하는 고전소설로, 본문에서는 작품의 줄거리와 주제 의식을 중심으로 감상을 나눈다.​작품 줄거리 요약이야기의 주인공 이생은 경주에 사는 젊은 선비다. 글 공부에 몰두하며 조용히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친구 집에 머무르던 중, 담장 너머로 우아한 자태를 지닌 여인을 목격한다. 그녀는 진주 목사의 딸인 최씨 부인. 서로의 눈빛에서 운명을 감지한 두 사람은 곧 연인 사이가 되고, 최 부인의 집에서 비밀스럽게 정을 나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최 부인의 부친이 이들의 관계를 눈치채고, 딸을 다른 곳으로 옮겨버린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볼 수 없게 된 이생은 시름에 잠기고, 그녀..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는 저포 놀이로 엮인 만남은 윤회 서사의 동심원을 그린다. 김시습은 현실과 변주된 환상 사이의 문을 감각적으로 열어젖힌다.작품 줄거리 요약: 사랑은 꿈처럼, 죽음조차 잊게 한다조선 전기, 평안도에 사는 양생이라는 젊은 선비가 있다. 그는 학문에 뜻을 두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듯 유유자적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심심함을 달래고자 나들이에 나선 그는 백제 옛 땅이자 고요한 기운이 감도는 부여에 이른다. 마을 사람들로부터 “영험한 절”이라 알려진 만복사를 알게 된 양생은, 절 구경을 하며 묘한 정취에 빠진다. 절에서 묵기로 한 날 밤, 양생은 혼자 지내며 저포(윷놀이)를 펼쳐놓고 심심함을 달래기 시작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한 아름다운 여인이 그 앞에 나타난다.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