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요약
깊고 평화로운 계곡에 자리한 한 마을. 그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높은 산맥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거대한 얼굴 모양의 암벽이 있다. 사람들은 이 자연의 형상을 ‘큰바위얼굴(The Great Stone Face)’이라 불렀다. 옛 전설에 따르면, 언젠가 이 마을에 큰바위얼굴을 꼭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야기의 주인공 '어니스트(Ernest)'는 이 전설을 듣고 자란다. 그는 매일 바위를 올려다보며 상상한다. “언젠가 저 얼굴을 닮은 사람이 정말 나타날까?” 그러나 그의 관심은 단지 기다림이 아닌, ‘그 사람’처럼 고귀한 사람이 되려는 내면의 열망으로 이어진다. 그는 조용히, 정직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세월이 흘러 마을에는 여러 명의 ‘큰 인물’이 등장한다. 처음엔 부자가 된 가스코그. 거대한 재산과 외양으로 사람들은 기대를 걸지만, 그 안엔 탐욕뿐이었다. 다음은 전쟁 영웅, 그러나 그는 허영과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다. 정치 지도자, 유명 시인 등도 차례로 등장하지만, 하나같이 외면의 위대함만 있을 뿐, 어니스트가 마음속으로 기다린 ‘그 얼굴’은 아니었다.
그 사이, 어니스트는 나이가 들며 마을의 현자로 존경받는다. 그는 직접 이름을 알리려 하지 않았지만, 진심어린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의 말은 시가 되었고, 사람들의 삶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었다. 어느 날, 그를 만나러 한 시인이 찾아온다. 그는 말한다. “당신이야말로 큰바위얼굴을 닮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니스트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그는 여전히 큰바위얼굴을 바라보며 되뇐다. “그는 아직 오지 않았어.”
작품은 마지막까지, ‘진정한 위대함’은 외적인 권위나 성취가 아니라, 평생 한 방향을 향해 살아가는 내면의 일관성과 겸손함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과서적 주제
'큰바위얼굴'은 19세기 미국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우화 형식의 단편소설이다. 중심 주제는 이상과 실천의 조화다. 작품은 외적인 성공보다 도덕적 고결함과 내면의 진실성이 진정한 위대함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인간은 자기가 오래 바라보는 것을 닮는다’는 철학적 사유도 깔려 있다. 이는 자기계발과 자아성찰을 강조하는 교육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특히 어니스트의 삶은 진정한 리더십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군림하지 않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존경을 이끄는 그의 모습은 지금 시대에도 유효한 가치다.
생각
이 작품을 다시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어니스트는 평생 누군가를 기다리지만, 결국 자신이 그 사람이 된다. 이는 현대사회가 강조하는 성과 중심, 빠른 성공의 신화와 대조된다. 요즘 우리는 늘 ‘누구처럼 되라’는 식의 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남을 닮으려 하지 않고, 자기 안에 있는 가치를 갈고닦는다.
큰바위얼굴은 어쩌면 어떤 사람이 아니라,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외적인 위대함보다, ‘조용히 좋은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진짜 큰바위얼굴 아닐까. 화려한 이력이 아닌, 눈빛과 말에서 드러나는 ‘진짜 사람’을 떠올리게 만든다.
저자 소개: 너새니얼 호손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 출신으로, 미국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주홍글씨', '일곱 박공의 집' 등에서 인간 내면의 갈등과 도덕성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큰바위얼굴'은 그의 중·단편 중에서도 철학적 메시지가 깊고 교육적으로도 가치 있는 작품으로 오랫동안 교과서에 수록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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