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 셰익스피어 [세계문학전집 책리뷰]](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햄릿 – 복수와 존재, 인간 내면의 미로를 거닐다
작품 요약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깊은 혼란에 빠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 거트루드가 삼촌 클로디어스와 재혼하고,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자 그는 강한 의심을 품는다. 그러던 중, 성벽 위에서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 햄릿에게 진실을 밝힌다. 유령은 클로디어스가 독을 부어 살해했으며, 복수를 명령한다. 이 장면은 햄릿의 모든 고뇌의 시발점이 된다.

햄릿은 즉각 복수를 실행하지 않고, 진실을 의심하고 스스로의 윤리를 고찰하기 시작한다. 그는 미친 척하며 왕궁을 떠돌고, 주변 인물들을 시험하며 진실에 접근해간다. 그의 내면에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라는 고뇌의 독백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 대사는 단순히 자살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묻는 인간의 목소리다.

진실을 확인하고자 그는 극단을 초대해, 클로디어스의 범행과 유사한 장면이 포함된 연극을 공연하게 한다. 왕의 반응은 예민하게 일그러지고, 햄릿은 복수의 정당성을 확인한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엉뚱한 비극을 낳는다. 어머니의 방에서 클로디어스라 착각하고 폴로니우스를 살해한 것이다.
오필리아는 아버지를 잃고 정신을 잃는다. 그녀의 광기와 죽음은 햄릿의 비극에 또 다른 무게를 더한다. 레어티즈는 여동생의 죽음을 두고 복수를 다짐하며, 클로디어스와 함께 음모를 꾸민다. 결투의 날, 독이 묻은 검과 독이 든 포도주가 준비된다. 치열한 결투 끝에 모두가 죽음을 맞이하고, 햄릿은 마지막 순간 친구 호레이쇼에게 진실을 알릴 것을 부탁한다.

햄릿은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크다. 진실은 밝혀졌지만, 살아남은 자는 거의 없다. 이 비극은 인간의 내면, 윤리, 존재의 의미에 대한 가장 깊은 탐색으로 남는다.
“굿나잇, 스위트 프린스. 천사들이 너를 노래하며 잠재우기를.”
교과서적 주제
햄릿은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인간 존재와 도덕, 내면의 갈등, 죽음의 의미를 치열하게 묻는 작품이다. 햄릿은 생각은 깊지만 행동은 더딘, 근대적 인간의 초상을 보여준다. 또한, 유령의 등장은 종교적 세계관과 합리주의가 충돌하던 르네상스 시대의 불안한 이행기를 반영한다. 복수는 정의인가 죄악인가? 햄릿은 그 질문에 확신 없이 머뭇거리며, 우리에게 ‘행동의 정당성’과 ‘고뇌하는 인간’의 진실을 보여준다.
생각
햄릿의 고뇌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가짜 뉴스와 정보 과잉 시대에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지쳐버린다. 햄릿처럼 행동을 망설이는 현대인은 많고, 그의 우유부단함은 약점이 아니라 깊은 사유의 산물일 수도 있다. 또한, '광기'는 이 작품에서 억압된 감정의 폭발이자 현실 도피의 장치로 그려진다. 이를 오늘날 정신 건강의 문제와 연결지어 볼 수 있다. 햄릿은 단순히 미친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책임에 짓눌려 자기 안으로 무너진 존재다.
또한, 작품 속 여성 인물의 희생은 현대적 시선으로 다시 읽힐 필요가 있다. 오필리아는 아버지와 햄릿 사이에서 정체성을 잃고 결국 자살에 이른다. 이는 여성에게 부여된 역할과 기대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필리아의 죽음’은 단지 비극적 장면이 아니라, 사회적 억압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말해주는 거울이다.
저자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영국 르네상스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인류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 중 한 사람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스', '오셀로', '리어왕' 등 수많은 걸작을 남겼으며, 인간의 심리와 사회 구조를 통찰하는 그의 언어는 4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 쉰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가장 대표적 비극으로, 문학뿐 아니라 철학, 심리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세계문학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바위얼굴 - 너새니얼 호손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0) | 2025.03.30 |
---|---|
소나기 - 황순원 [한국문학 책리뷰] (0) | 2025.03.30 |
별 - 알퐁스 도데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0) | 2025.03.29 |
감자 - 김동인 [한국문학 책리뷰] (0) | 2025.03.29 |
테스 - 토머스 하디 [세계문학전집 책리뷰] (0) | 2025.03.28 |